이번 글에서는 유명한 전설 하나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아주 먼 옛날, 프리기아라는 왕국을 다스리는 미다스라는 왕이 살았습니다.
미다스는 자신의 아버지인 고르디우스와 같이 사용하던 소중한 마차 한 대를 갖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미다스는 이 마차를 제우스 신전에 바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신전의 사제들은 이 마차를 신전 기둥에 아주 복잡한 매듭을 써서 묶어놓았습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흐르고, 이 마차에 매인 줄의 매듭을 푸는 사람은 아시아의 왕이 될 것이라는 예언이 전해졌다고 합니다.
후에 알렉산더 대왕이 프리기아를 정복하면서 이 매듭을 풀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모두 허사로 돌아갔습니다.
왜냐하면 매듭 줄이 너무나도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알렉산더 대왕은 칼을 뽑아 매듭을 단칼에 잘라서 풀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알렉산더 대왕은 예언대로 대제국의 왕이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전하는 메시지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제가 생각하는 핵심적인 교훈은 이렇습니다.
이 세상에는 너무나도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가 많습니다.
언뜻 생각하기로는, 어려운 난제에는 응당 복잡하고 심오한 해법이 있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난제에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아름다운 해법이 존재하기도 합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바로 이러한 난제의 아이러니를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 발상의 전환을 통해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쉽고 간단하게 풀어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세상 일은 한결같지만은 않습니다.
세상을 지배하는 법칙들은 때로는 정반대 되는 내용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이 세상에는 아주 단순한 문제임에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해결책을 요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어떤 문제나 질문이 간단하다고 해서, 이의 해결책마저 단순하라는 법은 없는 것입니다.
설명을 위해서 쉬운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나는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다고 해보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미치지 않았다고 확신하지만, 이를 정확하게 증명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선 사람이 미치면서 나타내는 증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본인이 정상인이라는 것을 정확하게 입증해내려면, 다양한 광기의 증상에 대해서 일일이 반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미치지 않았다"라는 점을 본인에게 정확하게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정신과 의사가 아닌 일반인이 이 모든 과정을 정확하게 수행해내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요컨대, "나는 미치지 않았다"와 같이 간단하고 자명해 보이는 사실도 제대로 입증해내기란 어려운 일이 됩니다.
이런 법칙들은 인생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삶에는 간단하고 단순하지만,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간단하지만 어려운 문제"들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각자의 자유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들을 되도록 피해 다니려고 합니다.
왜냐하면, 간단하지만 어려운 문제라고 하는 것들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단순하지만 어려운 문제들을 어떻게든 풀려고 하다가 끝내 좌절하고 포기하게 됩니다.
만약 이런 간단한 난제들이 삶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면, 재빨리 포기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에, 삶은 하찮으면서도 어려운 문제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삶에는 별로 중요하지도 않고, 간단해 보이지만 풀기 어려운 문제들이 무척 많습니다.
물론 세상에는 도저히 포기하거나 양보할 수 없는 도전들이 있습니다.
아무리 까다로운 질문이라도 정면돌파를 통해 답을 도출해내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별 볼 일 없는 문제에 매달리면서 삶과 의지를 낭비하는 것은 나중에 후회만 남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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